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새벽이 오기 전에 ..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새벽이 오기 전에 ..

까미l노 2011. 1. 19. 22:10




      
    새벽이 오기 전에 
                                 이옥란 
    시계를 거꾸로 걸고
    12월도 앞쪽으로 옮겨놓고
    커튼을 젖히고 겨울바람을 
    방으로 끌어들인다
    별빛이 쫓아 들어온다
    그릇에 붙어있는 밥알이
    네 팔자소관이라던 
    시어머니의 지긋한 해명처럼
    좀 처럼해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옆구리에 문이 달린 세탁기는 
    더러운 성질 부리다 정신을 잃어버린
    어느 날의 내 모습처럼 
    허연 거품을 연방 뿜어내며
    질식도 않고 잘도 놀고 있다
    가슴이 답답한 걸 보니
    꾸역꾸역 주워담았던 세월이
    또 역겨운가보다
    내 안에서의 탈출
    사뿐히 내려앉을만 한 것 같아
    아래를 내려다본 세상은 
    맷돌 돌아가듯 빙빙 돌고
    시계를 바로 걸었다
    12월도 제자리에 옮겨놓고
    물밀듯 밀려오는 모든 것을 용서했다
    새벽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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