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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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어떤날

까미l노 2010. 11. 28. 17:31

어떤 날 / 도종환
 
어떤 날은 아무 걱정도 없이
풍경소리를 듣고 있었으면
바람이 그칠 때까지
듣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집착을 버리듯 근심도 버리고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소쩍새 소리를
천천히 가지고 되오는 동안 밤도 오고
별 하나 손에 닿는 대로 따다가
옷섶으로 닦고 또 닦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나뭇잎처럼 즈믄 번뇌의
나무에서 떠나
억겁의 강물 위를
소리 없이 누워 흘러 갔으면
무념무상 흘러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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