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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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燈明의 겨울바다 ..

까미l노 2010. 2. 18. 22:43

한참을 침묵으로 일관했었습니다.

달리 할 말도 없었거니와

입을 열면 무슨 말이 내 입 밖으로 툭 하고 튀어나와버릴지

도무지 알수가 없기도 해서였습니다.

 

무슨 말이든 해야할 것 같기도 한데

막상 말을 할려고 해도 아무런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묵묵부답으로 견디었습니다.

 

지인들과 등명엘 들렀었습니다.

아니..

등명낙가사라고 해야겠지요,

 

동해바다의 꾸불꾸불한 바닷길 안으로 숨은 듯 들어앉아 있었던 등명낙가사...

 

떠돌고 떠돌다가 여기까지 왔는데요

저문 등명 바다 어찌 이리 순한지

솔밭 앞에 들어온 물결들은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까지

솔방울 속에 앉아있는 민박집 밥 끓는 소리까지 다 들려주는데요

그 소리 끊어진 자리에서

새파란, 귀가 새파란 적막을 안고

초승달이 돋았는데요

 

막버스가 왔습니다

헐렁한 스웨트를 입은 여자가 내려

강릉장에서 산 플라스틱 그릇을 달그락거리며 내 앞을 지나갑니다

 

어디 갈 데 없으면,차라리

살림이나 차리자는 듯

 

---전동균(초승달 아래)

 


음악, With You / Giovanni  Marradi

 

 


그런데 당신은 상현달과 하현달을 구분할줄 아시는지요?

등명에 서서 겨울바다를 내려다보니 아침 해 떠오르는 것이 보고 싶어집디다...

 

등명에 서서 당신에게 살림이나 차리자고 불쑥 말 던지는 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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