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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燈明의 겨울바다 .. 본문
한참을 침묵으로 일관했었습니다.
달리 할 말도 없었거니와
입을 열면 무슨 말이 내 입 밖으로 툭 하고 튀어나와버릴지
도무지 알수가 없기도 해서였습니다.
무슨 말이든 해야할 것 같기도 한데
막상 말을 할려고 해도 아무런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묵묵부답으로 견디었습니다.
지인들과 등명엘 들렀었습니다.
아니..
등명낙가사라고 해야겠지요,
동해바다의 꾸불꾸불한 바닷길 안으로 숨은 듯 들어앉아 있었던 등명낙가사...
떠돌고 떠돌다가 여기까지 왔는데요
저문 등명 바다 어찌 이리 순한지
솔밭 앞에 들어온 물결들은
솔방울 떨어지는 소리까지
솔방울 속에 앉아있는 민박집 밥 끓는 소리까지 다 들려주는데요
그 소리 끊어진 자리에서
새파란, 귀가 새파란 적막을 안고
초승달이 돋았는데요
막버스가 왔습니다
헐렁한 스웨트를 입은 여자가 내려
강릉장에서 산 플라스틱 그릇을 달그락거리며 내 앞을 지나갑니다
어디 갈 데 없으면,차라리
살림이나 차리자는 듯
---전동균(초승달 아래)
음악, With You / Giovanni Marradi
그런데 당신은 상현달과 하현달을 구분할줄 아시는지요?
등명에 서서 겨울바다를 내려다보니 아침 해 떠오르는 것이 보고 싶어집디다...
등명에 서서 당신에게 살림이나 차리자고 불쑥 말 던지는 나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