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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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내 가슴 한쪽에

까미l노 2010. 2. 18. 16:09

세상의 울타리 안쪽에는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스쳐갈 만큼
짧았던 만남이기도 했지만   
세상이 그어둔 선 위에서   
건너갈 수도 건너올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쓸쓸하고 어둡던 내 가슴 한쪽에   
소망이라는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그 촛불로
힘겨운 사랑이 가져다준 어두움을   
조금이라도 밀어내주길 원했지만   
바람막이 없는 그것이 오래 갈 리 만무합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둔다는 것아마
함께 있는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오지 않을 사람을 위해   
의자를 비워둘 때의 그 쓸쓸함을
그 눈물겨움을
세상이라 이름 붙여진
그 어느 곳에도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있었기에 늘 나는   
내 가슴속에 초 한 자루를 준비합니다   
건너편 의자도 비워둡니다   

 

 

이정하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