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가난한 사랑노래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가난한 사랑노래

까미l노 2009. 11. 14. 04:48

가난한 사랑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혜어져 돌아오는 길에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리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 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 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을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음악,  Leaves In The Wind / Ernesto Cortazar

'드레퓌스의 벤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0) 2009.11.17
어제를 돌아보다 ..  (0) 2009.11.17
그대 제가 사랑해도 되나요  (0) 2009.11.14
먼 하늘 ..  (0) 2009.11.14
사람이 산다는 것이 ..  (0) 200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