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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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조그만 사랑 노래

까미l노 2009. 11. 14. 04:26

조그만 사랑 노래

         - 황 동 규 -
        

어깨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주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지나간 아픔과 추억을 담은 편지가
시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 모양이다.
시인은 그 '어제'와의
이별이 달갑지 않았고,

밖에는 때 맞춰
눈발까지 흩 뿌린다.
마지막으로 시인이 할 수 있는
말은 '사랑한다'는 외마디 말 뿐.

인생은 어차피 이별의 연속이고,
아무 것도 소유할 수 없는 게
인생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쓸쓸함은 늘 감당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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