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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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새와 나무 / 류시화

까미l노 2009. 5. 1. 11:03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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