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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슬픔에 대한 생각 / 이성복 본문
오랫동안 나는 슬픔에 대해 생각해왔다
유독 내 슬픔만이 세상 끝까지 뻗혀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쁨뒤에 슬픔이 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슬픔뒤에 다시 슬픔이 남는지 납득할수 없었다
슬픔은 범속한 나뿐이 아니라
세상 이치에 두루 통해 있는 聖人들까지도
넘을 수 없는 壁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젊은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聖人의 슬픔은 온통 슬픔 전체일 뿐
다른 무엇의 對待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슬픔뿐만 아니라 기쁨에도 본래 짝지을 것이 없다고
하늘이 번개를 친 다음 怒하는 것을 보았느냐고
언제 시체가 슬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더냐고 !
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지껏 넘을 수 없는 壁으로 생각되었던 슬픔은
한 장의 덮개 그림처럼 떨어져 내렸다
壁도 덮개 그림도 허깨비일 뿐이며
그것들이 비록 양파껍질처럼
거죽이면서 동시에 속이된다 할지라도
허깨비 이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허깨비가 온통 허깨비 전체라면
허깨비 아닌 실체가 따로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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