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거리에서 / 류시화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거리에서 / 류시화

까미l노 2009. 4. 16. 23:50



거리에서 / 류시화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모두가 타인인 곳에서
지하도 난간 옆에 새처럼 쭈그리고 앉아
한 남자가 울고 있다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한 세기가 저물고 
한 세기가 시작되는 곳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신이 눈을 만들고 인간이 눈물을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나는 다만 그에게
무언의 말을 전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눈물이라고
음악, A Moment Of Sadness / Lago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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