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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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바람이여~

까미l노 2009. 3. 20. 12:24

 

      바람이여 - 서정윤

      바람이고 싶어라
      그저 지나가 버리는
      이름을 정하지도 않고

      슬픈 뒷모습도 없이
      휙하니 지나가버리는 바람

      아무나 만나면
      그냥 손잡아 반갑고
      잠시 같은 길을 가다가도

      갈림길에서 눈짓으로 헤어질 수 있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라

      목숨을 거두는 어느 날
      내 가진 어떤 것도 나의 것이 아니고

      육체마저 벗어두고 떠날 때
      허허로운 내 슬픈 의식의 끝에서

      두 손 다 펴보이며 지나갈 수 있는
      바람으로 살고 싶어라

      너와 나의 삶이 향한 곳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슬픈 추억들 가슴에서 지우며
      누구에게도 흔적 남기지 않는
      그냥 지나는 바람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