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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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노루 궁디

까미l노 2015. 7. 6. 16:19

한라산 둘레길 동백구간 사무실 앞 숲에 나타나 풀을 뜯는 숫노루 한 마리

겁도 많지만 식탐도 많아 종종 사무실 근처에 나타나서 연신 풀을 뜯다가도 틈틈이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예민한 녀석인지라 카메라 셔트 소리에 놀라 나를 한참 쳐다보다가도 움직임이 없으면 이내 풀을 뜯는데 열중하는

겁이 무척 많으면서도 신선한 풀을 먹는 즐거움 때문인지 저렇게 대담해지기도 하는 녀석이다.

 

 

여성들끼리 숲길을 걷다가 근처에서 갑자기 요란한 들개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면 많이들 놀라는데

이는 들개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짝짓기를 할려고 암컷을 유혹하는 수노루의 울음소리이다.

 

비교적 연약한 동물로 보이는 노루가 내는 울음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소리가 다분히 험악하고(?) 우렁차서

건장한 남자들도 노루의 울음소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공포심을 느끼곤 한다.

 

 

 

사무실 뒤편에다 밭에서 기르기도 하는 땅두릅을 30그루쯤 심었었는데

모두가 퇴근한 밤에 몰래 나타나 새순을 몽땅 먹어치워 지금은 단 한그루만 겨우 남았는데

내가 애지중지 번식을 시켜 내년에 또 많이 키워 놓으면 몰래 와서 먹을려고 그러는 건 아닌가 시푸다...

 

카메라를 조금씩 가까이 들이대자 한참을 멀뚱히 쳐다보더니 이내 숲 속으로 쏜살같이 도망쳐 버렸다.

사람들 사는 곳으로 가면 총을 맞을지 모르니까

부디 해발 600미터 아래쪽으로는 내려가지 말고 그렇게 근처 숲에서만 다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