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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날갯짓으로 제 흔적을 지우고 비 속으로 사라진 새 본문

모산청우

모산청우 날갯짓으로 제 흔적을 지우고 비 속으로 사라진 새

까미l노 2015. 4. 18. 14:15

 

 

결코 스스로 울어 소리를 내지 않는 물고기는 지느러미로 헤엄을 치면서 제 흔적을 지우고

새는 날갯짓으로 제 흔적을 지우면서 숨지만 언제나 울음소리를 떨군 채 날아다닌다...

 

새가 날아간들

물고기가 숨는들

물속이나 숲 속 밖에 다하랴,

꼭꼭 숨어라 깃털이 보이고 지느러미 보일라...

 

어릴적 술레였던 나에게 들키지 않는 친구는 한명도 없었고 나를 찾아낼 수 있는 술레도 없었다.

당구를 치고 탁구를 치고 카드 놀이를 할 때

돈이든 내기가 걸리지 않으면 백전 구십 구 승인데 돈이 걸리면 그만 맥이 풀어져 백 전 오십 승으로 포기가 된다...

 

세상은 넓어 할일은 없어도 숨을 곳은 많다.

지느러미로 물살을 거슬러 오르지도 

날갯짓으로 깃털을 떨어트리지도 결코 울지도 않기에 머리카락조차 보이지 않게 숨는다.

 

영혼의 인디아 타지마할 높은 뾰족탑 감옥 속에

신들이 안식하는 히말라야의 숲속 정령들의 마을에

천 년 옛 수도원 다락방 종루에 

스스로 숨고 갇히면 어떤 술레든 쉬 찾기지 않는다고 포기를 하리라...

 

아직은 쉬 보이지는 않는다.

둘러보고 뒤져봐도 세상에 남겨지고 남아있을 내 흔적은 없는 것 같으니 다행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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