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신 연구사의 한라수목원 식물 연구 중에서
죽백란
불에도 잘 견디고 가축 방목도 가능한 제주상사화
아왜나무
6천만 년 전 식물이 어떻게 250만 년 전 생긴 제주에만 출현했을까, 세계에서 유일한 자생지다,
하늘이 숨겼나 보다, 특산종보다 위인 특산속이다, 양치식물학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많은 제주도이지만 식물학자들은 제주도를 대표할 만한 식물로 하나같이
제주고사리삼을 꼽는다. 워낙 희귀한데다 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1년 발견되자 세계 양치식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
곶자왈에만 드물게 자라…가설만 있을 뿐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에서 제주도에만 분포하고 그것도 중산간 지역의 곶자왈에만 드물게 자란다.
이 식물은 특산종보다 한 단계 위 분류단위인 특산속이다. 열대지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한
양치식물에서 새로운 속이 발견된 것은 40년 만의 일이었다. 게다가 이 종 자체가 미스터리였다.
발견자의 하나인 선병윤 전북대 생물과학부 교수는 “제주고사리삼이 속한 나도고사리삼 과의 식물은
6천만 년 전에 살았던 아주 오랜 식물인데 어떻게 250만 년 전에 화산활동으로 생긴 제주도에만
출현할 수 있는지가 지사학적인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제주도 곶자왈을 뺀 다른 곳의 제주고사리삼은 모두 멸종했거나, 250만 년 동안 제주도에서 새로운
속이 생겨났다는 가설이 있을 뿐이라고 선 교수는 설명했다. 선 교수는 “골프장 건설로 자생지의
상당부분이 훼손됐지만 제주고사리삼은 자연유산, 지질공원과 함께 제주를 대표할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9월에 찾은 한라수목원의 희귀식물증식장에는 제주고사리삼 500여 주가 증식되고 있었다.
줄기 끝에서 3~5장의 잎이 갈라져 나오고 그 가운데 포자주머니가 달리는 독특한 모습이었다. |
여름엔 눈에 띄지 않다가 겨울에 파랗게
증식을 맡고 있는 김대신 제주도 환경자원연구원 녹지연구사는 “포자를 발아시키려고 3년째 무진 애를
써봤지만 실패했고 대신 뿌리줄기를 잘라 조각마다 성체로 증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근경을 잘라내 증식시키는 방법은 포자를 통한 유성생식이 아니어서 종 다양성을 늘리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제주고사리삼의 생육환경은 매우 까다롭다. 용암이 굳은 지형인 건조한 곶자왈의 습지에서 살아가는데,
여름에는 나무가 빛을 가려주고 겨울엔 해가 잘 비치는 곳에만 자란다. 주변 나무가 너무 우거지거나
나무가 사라져도 자생지는 소멸한다. 여름내 눈에 띄지 않다가 한겨울에 파랗게 자라는 습성도
최근에야 존재가 밝혀지게 된 이유였다.
한라수목원은 우리나라 식물원 가운데는 가장 먼저인 2000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 한란, 만년콩, 개가시나무, 황근 등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 | | | |
물부추
솔잎란
암매
서귀포 계곡에만 자생하는 만년콩은 개체수가 급속히 줄어들어 멸종위기 2급에서 1급으로 상향 조정된
식물이다. 콩과의 난대 식물인 만년콩은 꼬투리 없이 짙은 남색의 콩이 열리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곡에 사는데다 자생지가 홍수에 휩쓸려가는 일이 잦아 멸종위기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