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억새 이야기 본문
일 같지도 않은 일을 한답시고 요일개념도 없이 움직이다가 일요일은 무조건 쉬자고 작정하고
오랜만에 길을 나섰다.
아마 십 년도 족히 더 지난 예전에 갔었던 산굼부리를 가보기로 작정한 것은
그나마 제주도 억새가 굵기로나 군집이 좋아서인데 산굼부리가 그 가운데 가장 밀도가 높아서이다.
예상했던 입장료는 대략 2천 원 정도에 운이 좋으면 제주도민은 무료입장이라도 되려니 했었는데 일반인 입장료가 무려 6춴 원이고
제주도민은 천 원을 할인 해준단다.
되돌아서 가버릴까 하다가 예까지 온 길이 아까워 강탈 당하는 기분으로 들어섰는데 아니나 다를까
완전히 속은 기분이다.
자기네들 방식으로 꾸며놓고서 억새 군락지 약간 있는 게 다인데 아마 서울동 하늘 공원의 억새밭에 입장료를 오백원만 받아도
이보다 못하지는 않을리라...
언제나 제주도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관광지들은(?)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곳들 투성이다.
하긴 주상절리와 천지연 폭포와 정방폭포도 입장료를 받는데 나중엔 엉또폭포도 입장료를 받게 되지는 않을지...
결국 갈대 사진 몇장 찍을려고 거금을 들여 입장했던 산굼부리는 두 번 다시는 얼씬도 않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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