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모산청우-숲에서 보내는 편지 본문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길가 작은 남새밭에 누가 심은 것인지 하얀색과 보라색의 도라지 꽃이 예쁘게 피었다.
사춘기 소녀들이 유달리 보라색의 도라지꽃을 좋아한다는데
보라색 도라지꽃을 좋아하는 여성은 부끄러움과 호기심이 많다고 한다.
도라지꽃은 한곳에다 오래 심어두면 뿌리 주변의 영양분을 지나치게 흡수를 해버려 다른 식물이 살기 힘들다.
삼 년 정도 지나면 옮겨 심어야 한다는데 나물 종류로 먹기도 하지만
그다지 값어치가 있거나 볼품이 없어도 쟈연의 흙에서 자란 귀한 약재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질투조차 내색을 않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는 여자 같지 않은가...
도라지는 주로 밭에서 나물이나 약용으로 재배를 하는 식물이지만
산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애기 도라지도 있다.
흔히 망개떡을 싸는 잎사귀라서 망개나무라고 하기도 하는 청미래 덩굴
새 순인 촉수가 숲에서 원을 그리며 춤을 추듯 뻗어나가고 있다.
청미래 덩굴은 한의에서 약재로도 사용하는데
뿌리를 달여 먹으면 몸 속의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중요한 약재로 쓰인다.
수많은 병원을 전전하다가 좀처럼 호전이 되지 않는 고질병을 앓던 사람이
이 청미래 덩굴의 뿌리를 달여먹은 후 피부가 다시 뽀얗게 돌아오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아마 몸 속에 중금속이 많이 축척된 사람이었을테고 어린 열매는 초록색이다가 점점 빨개지는데 맛은 별로다.
뒤흰띠 알락나방(?)의 애벌레가 맞지 싶은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거의 7센티미터 정도의 담배 길이와 굵기를 한 놈들인데 카메라 렌즈가를 가까이 들이댔더니
맹렬하게 앞머리를 흔들어대는데 나뭇가지가 후두둑할 만큼 거 흔들림이 쎄다...
버섯류처럼 색깔이 화려할수록 독성이나 공격성이 강한 것처럼
이놈들도 멋진 몸색깔을 하고서 스스로가 위협을 느낄 땐 상당히 공격적이 된다.
온몸의 가시같은 털이나 집게처럼 생긴 두 입이 징그럽기도 하고 괜시리 공포심까지 느끼게도 한다.
어릴적 소나무의 송충이를 학교에서 단체로 잡으러 다닌 적이 있었는데
송충이를 잡아 까악깍 하는 까치나 까마귀 울음 소리를 내면
송충이가 온몸을 털어대곤 했었는데 그떈 새에게 잡아먹힐까봐 두려워서 겁내는 모습이라고 믿었었는데
아마도 이놈들처럼 위협을 느끼고 온몸을 털어대면서 공격자세를 취했던 것 같다.
위 두녀석들이 갉아먹고 제 몸을 숨기고 있었던 노린제 나무 잎에 있는 것인데 도무지 무엇인지 알길이 없다.
동식물 도감에서조차 찾아볼 수가 없는 요상하게 생긴 곤충의 알인 것 같다.
생긴 게 꼭 수류탄 같기도 하다.
곤충의 똥이 저렇게 잘생겼을 리는 없을테고...
자세히 보면 제 몸을 숨기고 있었던 잎사귀를 갉아먹은 것 같은데 저것들인지 위의 애벌레들인지 모르겠다.
다리 하나가 제몸의 여러 수십배는 족히 되었던 거대한 장님거미가 잎사귀들 위를 성큼성큼 걸어다닌다.
왜 장님거미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확인은 못해봤지만 혹시 눈이 없는 것일까?
그대 이곳에다 곱게 옷을 벗어놓고 어디로 사라졌는가?
성숙해지고 점점 커져가는 몸집으로 인해 아름답게 허물을 벗어두고 사라져
지금쯤 어느 나뭇가지에서 겨우 일주일을 살기 위해 열심히 울어대고 있겠지...
벗어둔 옷을 이리저리 만져보면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 껍데기가 찢어져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옷보다 더 큰 몸으로 저헐게 살짝 빠져 나갈 수 있었는지...
사람도 이처럼 유체이탈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 달팽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인데 이녀석도 신기한 것이 한사코 나쿳잎이나 나무 위를 오르는데
지깟놈이 하루종일 기어봤자 얼마를 이동하겠는가...
어떤 놈은 엄청 키도 큰 고목의 가지 위에 기어 올라가고 있기도 하는데
유심히 보고 있을라쳤다면 아마도 한 일주일은 지켜봤어야 하지 시푸다...
천적을 피해서 올라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높은 곳까지 기어 올라가서
새들의 눈에 잘 띄어 잡아먹히는 것 안닌지 괜한 걱정을 한다...
달팽이를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는 최고급 요릿감으로 삼기도 하는데 가끔 아이스크림 용기만한 종이 그릇에
달팽이를 애완용으로 기르면서 가지고 다니는 여행자도 있다.
스페인의 유명한 순례지의 길인 산티아고에서는 작은 나뭇가지나 바위에 무수하게 붙어서 올라가는 달팽이를 볼 수가 있는데
달팽이를 잡으러 다니는 아주머니들을 몰 수가 있고 고급 요릿감으로 하기도 한단다.
식용과 그렇지 않은 종류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민달팽이는 요리로 쓰이지는 않는 것 같고
사진의 한국 달팽이와 크기와 무늬가 거의 비슷하기도 하다.
뒤흰띠 알락나방의 새끼가 열심히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잎사귀를 자세히 보면 한쪽의 잎사귀를 잘라서 제 몸을 검싸고 다시 맞은편쪽의 잎 끝으로 그 위를 덮는 방법으로 집을 짓는데
나중에 보면 삼각형의 손수건을 차곡차곡 개키는 모양으로 집을 짓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비바람 걱정 없는 완벽한 단독 별장 같다.
애벌레가 성충으로 나오기 전 까지 그 속에서 조금씩 제 몸을 감쌌던 집을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살아간단다.
사람들도 그렇게 살면 집걱정 할 필요 없겠다.
집 주위나 숲에서 흔히 발견되는'한국달팽이' 가운데에서는 상당히 큰놈에 속한다.
작은 놈들은 집의 색까리 밝은 회백색 계열인데 이놈은 짙은 고동색깔을 띄고 있다.
'누리장나무 꽃'
'꽃의 자라는 모양을 유심히 보면 참으로 신기한데 꽃망울과 다 핀 꽃의 모양이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유달리 덩치가 큰 편에 속하는 산제비 나비류들이 산 속에서 피는 누리장 꽃에 많이 앉기도 하고 찾는 꽃이다.
이 녀석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었는데 위장색이 상당히 완벽한 놈이다.
그다지 공격성은 보이지 않았지만 온몸의 털이 꽤나 흉측하게 생겨서 쉽사리 공격을 당하지는 않을 것 같아보인다.
윗쪽에 무늬가 조금 보이는데 눈은 아닌 것 같았고 단순 접박이 무늬였는데
아마 이 무늬를 눈으로 착각하게 만든는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머리 부분 두 마디 양쪽에 약간 파란색의 점 두개가 보이기도 하는데 이게 눈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길가의 반사경 대 꼭대기에 기어 올라간 이유는 무엇일까?
꼭 영지버섯처럼 생겼다.
하얀 무늬라서 아닐 것이고 나무에 생긴 것이 어닌 흙바닥에 자란 놈이라서 독버섯이지 싶다.
'부레옥잠 난'
일반 옥잠난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알며느리 밥풀꽃'
옛날 시어머니가 밭에서 일을하다가 볼일을 모려는 며느리가 미워서 뒤처리용 종이 대신 권했다는 풀이 있는데
그 풀이 바로 '며느리밑씻개'인데 같은 과 종류의 풀이 아닐까 싶다.
모양은 많이 드른데 며느리 밑씻개느,ㄴ 삼각형의 형태를 하고 씹어보면 새콤한 맛이 나는데 잔 가시가 많이 나 있다.
비 내리는 올레 7-1코스의 엉또폭포 가는 길 아래 감귤이 막 청소년급으로 자라고 있다.
감귤꽃의 향기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봄에 제주를 찾으면 꼭 감귤꽃 향기를 맡아보기 권한다.
이름에 비해 꽃이 너무도 아름다운 박쥐꽃
박쥐나무 꽃이라고도 한다.
다소 크고 넓은 잎사귀인데 결각이 깊고 큰 단풍나무 잎처럼 생긴 잎의 아래를 보면 이 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잎사귀 아래 숨어있고 거꾸로 매달린 박쥐모양이라서 이름이 박쥐나무꽃으로 불리운다.
조선시대 여인의 한복 저고리에 달린 노리개처럼 아름답고 예쁘다.
산이나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인데 이름은 생소한 편인 '주홍서나물'이라고 한다.
꽃이 피면 박주가리나 민들레 씨앗처럼 풀려서 날아가는 형태이다.
무슨 곤충의 알인지 알아봤으나 찾을 길이 없었는데 아마도 저 잎사귀에서 애벌레가 태어날 것이고
그 애벌레들은 잎사귀들 갉아먹으면서 점처 성충으로 변해갈 것이다.
어떻게 저렇게 질서 정연하게 알을 낳은 것인지 ...
중국의 오래 전 옛 복잡한 한자 글씨처럼 덩쿨의 촉수가 춤을 추고 있다.
걸겨 쓴 성씨 '최' 같기도 하다...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고이고이 옥색실에 꿰어서 조롱조롱 풀잎마다 쏭쏭...
나비 가운데 비교적 크고 험악하게(?)생긴 산제비 나비
날아다니는 속도 또한 꼬ㅒ 빠른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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