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까미l노 2011. 12. 16. 16:54

 

 

 


사랑하는 시간만 생이 아니다.
고뇌하고 분노하는 시간도 끓는 생이다.
기다림만이 제몫인 집들은 서 있고
뜨락에는 주인의 마음만한 꽃들이
뾰루지처럼 붉게 핀다.

날아간 새들아, 어서 돌아 오너라.
이 세상 먼저 살고 간 사람들의 안부는 이따 묻기로 하고
오늘아침 쌀 씻는 사람의 안부부터 물어야지
햇빛이 우리의 마음을 배춧잎처럼 비출 때
사람들은 푸른 벌레처럼 지붕아래서 잠 깬다.

아무리 작게 산 사람의 일생이라도
한 줄로 요약되는 삶은 없다.
그걸 아는 물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흘러간다.
반딧불만한 꿈들이 문패 아래서 잠드는
내일이면 이 세상에 주소가 없을 사람들
너무 큰 희망은 슬픔이 된다.

못 만난 내일이 등뒤에서 또 어깨를 툭 친다.
생은 결코 수사가 아니다.
고통도 번뇌도 힘껏 껴안는 것이 생이다.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생은 피우는 만큼 붉게 핀다고 ..

"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중 - 이 기철

 

 



Edvin Marton / Tosca Fantasy


21세기의 파가니니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헝가리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Edvin Marton(에드빈 마르통)은 클래식의 고전음악과
함께 아우르는 현대화된 사운드로의 재창출을 시도했다.

다양한 작품들을 새롭게 해석,
재평가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러넣는 독창적인 감각을 소유한
연주자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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