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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여보게 부유하지 말게

까미l노 2011. 7. 31. 13:03

여보게

부유하지 말게

 

흩어지는 진눈깨비처럼

바람 따라 가는 듯 보여도

어깨를 부비며 걷는 저 사람들

튼튼한 다리로

땅 위를 걷는 중이라네

 

자네의 그 빛나는 날개

이제 미련 없이 떼어 내 버리시게

 

날개만 없으면 바람이 불어와도

비가 내려도 옷깃만 펄럭이며

멋지게 땅 위를 걸을 수 있다네

 

간혹 눈보라가 몰아쳐 와도

두 발을 뿌리처럼 박고 버티는

기막힌 기술도 생긴다네.

 

자네가 날고 있는 바다는

실은 자네는 모르는 먼 바다지

자네가 내려앉는 고깃배는

자네보다 더 빨리 사라져가지

간혹 만나는 저 작은 섬을

자네는 대지라고 부르려는가

 

섬은 섬들로만 이루어져서

다리를 놓아도 여전히 그저

섬이더구먼.

 

가다가 가끔 쉴 수는 있지만

고깃배나 섬에서

자네 정령 머무를 수 있나

 

이제 또 좋은 계절은 오리니

땅은 기다리던 그녀의 엽서마냥

누구나 에게 꿈을 주는데

 

이보게, 친구

부유하지 말게.

아프다더니

좀 어떠신가...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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