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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여보게 부유하지 말게 본문
여보게
부유하지 말게
흩어지는 진눈깨비처럼
바람 따라 가는 듯 보여도
어깨를 부비며 걷는 저 사람들
튼튼한 다리로
땅 위를 걷는 중이라네
자네의 그 빛나는 날개
이제 미련 없이 떼어 내 버리시게
날개만 없으면 바람이 불어와도
비가 내려도 옷깃만 펄럭이며
멋지게 땅 위를 걸을 수 있다네
간혹 눈보라가 몰아쳐 와도
두 발을 뿌리처럼 박고 버티는
기막힌 기술도 생긴다네.
자네가 날고 있는 바다는
실은 자네는 모르는 먼 바다지
자네가 내려앉는 고깃배는
자네보다 더 빨리 사라져가지
간혹 만나는 저 작은 섬을
자네는 대지라고 부르려는가
섬은 섬들로만 이루어져서
다리를 놓아도 여전히 그저
섬이더구먼.
가다가 가끔 쉴 수는 있지만
고깃배나 섬에서
자네 정령 머무를 수 있나
이제 또 좋은 계절은 오리니
땅은 기다리던 그녀의 엽서마냥
누구나 에게 꿈을 주는데
이보게, 친구
부유하지 말게.
아프다더니
좀 어떠신가...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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