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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까미l노 2011. 6. 27. 12:43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눈을 뜨면 문득 한숨이 나오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
불도 켜지 않은 구석진 방에서
혼자 상심을 삭이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정작 그런 날 함께 있고 싶은 그대였지만
그대를 지우다 지우다 끝내 고개를 떨구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지금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사랑한다
사랑한다며 내 한 몸 산산이 부서지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할 일은 산같이 쌓여 있는데도
하루종일 그대 생각에 잠겨
단 한 발짝도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Y Tu Te Vas (그대 가버리고)

llumination - Secret Garden

Waves of Amur River

Erica - John Rhyman

1946년 이탈리아– Suzanne Ciani

 

Crying In the Shadow -Vitali Kupri

 

Moderato Cantavile - 남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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