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히어리와 계요등 본문
|
![](http://www.indica.or.kr/xe/files/attach/images/2410836/371/413/002/계요등w95.jpg)
연금술사 계요등 (Paederia scandens (Lour.) Merr.)
닭의 오줌 냄새가 난다하여 계요등(鷄尿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닭에게도 오줌을 거르는 콩팥이 있으니 분명 오줌이 있을 것이지만 새들에게는 오줌이 나오는 구멍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니 닭의 오줌 냄새를 맡아 본 사람은 아마도 극히 드물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럼에도 닭오줌나무라고 이름 지어 놓은 것은 여간 모순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계요등의 학명인 Paederia 역시 라틴어의 piador에서 왔다고 하는데, ‘악취’라고 하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냄새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꽃의 향기나, 잎을 비벼서 냄새를 맡아 보아도 악취라고 하기에는 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지... 뭐 썩 좋은 향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누린내풀이나, 가죽나무의 이파리에서 나는 냄새에 비한다면 계요등은 향기라고 해야 맞습니다. 그러니 식물의 입장에서 본다면 참 억울하기 이를 데 없는 이름을 얻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계요등은 꼭두서니과에 딸린 덩굴성 식물입니다. 지상부의 줄기가 죽지 않고 살아 있으므로 목본류에 속하지요. 덩굴줄기는 7m이상 자라는 것도 있습니다. 7,8월 한여름이 지나는 무렵 잎겨드랑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종모양의 꽃이 송이송이 달리는데, 꽃잎은 꽃잎이라기보다 꽃잎살이라고 해야 설명이 될 정도로 두꺼운 꽃잎으로 핍니다. 살이 연하여 꽃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아이스크림처럼 문드러지는데요. 냄새가 좀 나기는 합니다만 아주 기분 나쁜 악취는 아닙니다.
꽃모양이야 어찌되었든 제 역할을 다하여 가을이면 황금색의 열매를 머루처럼 매다는데요. 마치 아들 결혼잔치에 어머니 한복에 매달면 잘 어울리겠다 싶은 브로우치 모양이지요. 계요등은 꽃보다는 열매가 더 아름다운 식물입니다. 돌담장에 올라가 황금열매를 매단 모양을 보면 연금술사가 따로 없단 생각을 갖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