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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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무슨 꽃

까미l노 2010. 3. 2. 02:50

무슨 꽃/ 배찬희


죽어서도 너를 사랑하려면
꽃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나, 그럼
무슨 꽃이 좋을까?
말해봐.

살아서도 차마 고백하지 못했던, 내
꾹꾹 눌러둔 가슴을
타래실 풀어놓듯, 술술
풀어놓으려면
아마, 박꽃쯤이 좋을 거야.

마주보고서도 차마 눈맞추지 못했던, 네
앙 다물고 참았던 눈물까지도
이젠 부끄럼 빛내며, 후드득
쏟아내려면
그래, 달맞이꽃도 괜찮겠지.

그럴 거야,
달빛 따라 눈부시게 피어나
달빛 스러지면
미련도 함께 쓰러지는 .

햇빛 뒹구는 뻔뻔한  한낮에는, 나
수줍은 천성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촉촉한 밤이슬 나리면
너일까?
너라고 믿으며, 그렇게
네게로 간다.

잊지마.
어스름 달빛에만 반짝 빛나는
수줍은 미소, 바로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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