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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허수아비 1,2 본문
허수아비.1 / 이정하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해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 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허수아비.2 / 이정하
살아가다 보면
사랑한다는 말만으로 부족한 것이 또한 사랑이었다.
그에게 한 걸음도 다가갈 수 없었던 허수아비는.
매번 오라 하기도 미안했던 허수아비는
차마 그를 붙잡아둘 수 없었다.
그래서 허수아비는 한 곳만 본다.
밤이 깊어도 눈을 감지 못한다...
허수아비, 그 이후 / 이정하
밤만 되면 허수아비는 운다.
늙고 초라한 몸보다는
자신의 존재가 서러워
한없이 운다.
한낮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서 있지만
밤만 되면 허수아비는 목이 메인다.
속절없이 무너져
한없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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