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 제7일차 '프랑스 아가씨와 스페인 남자친구'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 제7일차 '프랑스 아가씨와 스페인 남자친구'

까미l노 2008. 11. 29. 13:10

 

 

 

                                                       이 지도 사진은 친절한 한 외국인 순레자가 인터넷에 올린 지도임을 밝혀둡니다.

 

 순례 제 7일차(10월3일) LOS ARCOS----LOGRONO 27,9km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는 편인지라 허기진 배를 달래거나 하루 이틀 정도의 구겨진 잠에는 이골이 나 있는 타입이다.

산티아고 길을 걷겠다고 머나먼 이국땅 프랑스를 거쳐 스페인으로 와서 최소한의 먹거리와 구겨진 잠을 해결하고 

달랑 세숫비누 하나로 머리에서 발 끝까지 씻고 빨래까지 다 해결하는 순례를하고 있노라니 가끔은 스스로의 처지가 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난장정을 각오하고 온 길이긴 하지만 일부러 고생을 만들어서 할 일은 아닌지라 하루는 딱딱하고 긴 바게뜨에 치즈와 베이컨

계란말이를 넣어서  쥬스나 커피로 민생고를 해결한다(어찌보면 한국에서 이런 식단이라는 것은 고급 양식 스타일일 수도 있겠지만)

앞서 이 길을 걷고 책을 썼었던 사람의 하루 경비를가 약 20 유로였었는데 지금의 내 경비는 고작 10유로를 넘기지 않고있는 셈이다.

 

오늘도 출발할 떄의 날씨는 화창했는데 계속되는 같은 날씨의 반복이다 보니 행인지 불행인지를  모르고

나는 그늘만 찾아다녔었는데 카미노 친구들인 외국인들은 햇살 바른 양지쪽만 찾아다닌다...

 

 

 매일 셋이서 함께 단짝처럼 걸었던 스페인 친구 마뉴엘과 프랑스 깐느에 산다던 25살 아가씨 케푸신 

나만 보면 아들이라며 늘 안아주시던 벨기에 아저씨 부부는 한국인들에게 유달리 참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외국인이셨다.

 

스페인 친구 마뉴엘은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에서 크레덴시알을 발급받아 이곳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서 3,500km를 걸어서 왔는데

한국에서도 이곳에서도 방패연으로 여름과 겨울에 국토 대장정을 하고 지금도 걷고있으면서 길 의에서의 채워지지 않는 이 목마름으로

다음에 나도 걸어보고 싶어서 아끼던 모자랑 그가 사용했던 지도를 서로 바꿔서 선물로 주고 받았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에서부터 주로 성당의 문을 두드려 잠자리와 먹을 것을 해결하면서 이곳까지 걸어오는데 단돈 800유로가 들었다는데

이곳에 오기 전 스페인에서 알베르게를 직접 운영하기도 햇었다는데 혼자 할려니까 일이 많아서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는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경계지점인 살라만카에 사는 40대 후반의 자그마한 체구의 남성이다.

 

프랑스 아가씨 케푸씬은 한국인들과 참 친하게 지내면서 걸었었는데 잎담베를 말아서 피는 것을 즐기는 자유분방한 아가씨 였었다.

아침마다 깨면 나를 찾아 오늘도 꼭 함께 걷자고 하곤 했는데 스페인어와 영어를 어느정도 하기에 나로서는 순례길이 꽤 편하기도 햇었다.

 

그라농이라는 수도원 숙소에서 만난 아일랜드 청년인 마이클에게 첫눈에 반해 그만 상사병을 앓는 지경에 이르러 

산티아고까지 다 못가고 중간에 헤어져 프랑스로 돌아가버렸다.

 

 그 후론 다시 못만났는데 그동안 어찌어찌 수소문해서 마이클의 메일 주소를 다른 사람에게 알아서 편지를 보냈었는데

그만 그 메일 주소의 스펠링이 한 두군데 틀리다고 계속 반송되어 오곤 했었다는 후문만 들었을 뿐이다.

 

내 이름의 성이 moon인지라 나만 만나면 하늘의 달을 가르키며 '문'을 외치곤 하던 다정한 친구들이었다.

다시 산티아고에 가면 꼭 연락하겠다고 했었다.

 

한낮인데도 어두컴컴한 숲길로 들어서고 있는 한국 여성 세분

마담블루(마리) 라는 분과 세실리아라는 아줌마들 그리고 인도행 회원이신 한분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이 참 편화롭지 않은가...

마리님은 지난날 서반아어를 공부하셨는지 스페인어가 상당해 그와 함꼐 걸으면 식당이나 알베르게 같은 곳에서 참 편리했었다.

 

마리님과 세실리아님은 둘이서 꽤 오랫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 하시다가 산티아고로 들어섰고 산티아고를 다 걷고나면

포르투칼로 바르셀로나로 계속 여행을 하실거라고 하는데 두 여성의 여행 열정이 참 대단하다.

 

스페인의 버섯

먹을 수 있는 것인지 독버섯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인절미를 거꾸로 세워놓은 것처럼 생긴 버섯들이다.

 

 생긴 것은 위의 버섯보다 더 멋있어 보이는데 버섯은 색깔이 화려하거나 잘 생긴 것이 주로 독버섯이라던데

단단하면서 꺠끗하게 생긴 것이 아마 독버섯이 아닐까 싶다.

 

 보통의 꽃들과는 사뭇 달라보이는 보라색 꽃잎과 연붉은 꽃술이 마치 유혹하는 듯 혀를 날름거리는 것 같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상징하는 것처럼 잎이 늘씬하고 색깔이 화려하게 벌어진 붉은 꼿 투우를 하는 투우사의 흔들거리는 망또 자락과

탱고를 추는 무희의 정열적인 치맛자락 흔들리는 모습 같지 않은가... 아침 이슬을 맞아 더욱 고혹스러운 자테를 뽐낸다.

 

 

 목초지 사이로 낙엽이 수북한 숲길이 구불구불 연이어 나타나는 길을 가노라면 순례를 하는 고행자(?)의 신분은 금방 망각하게 되고

가슴이 벌렁벌렁일만큼 행복함에 산티아고 길에 오게 한 스스로에게 고맙다 잘했다를 마구 연발한다.

 

누구나 살면서 일에 쫓기거나 이 저런 핑계로 일 년 이 년 아니 십 년 이십 년 계속 미루게 되는 여행에 대한 열망들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무작정 떠나라고 충동질 하는 책들도 있었지만 하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하나를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 아니겠는가...

 

 

백살이나 됐을까 이백 살쯤 됐으려나...

조그만 마을 골목길에 선 밤나무인데 고목도 고목이지만 나무의 둘레가 족히 오 육미터는 됨직하다.

수많은 알밤들이 그대로 떨어져 길에서 썩어가는데 그렇잖아도 무거운 배낭의 짐으로 인해 어꺳죽지가 아프지만

 크고 반짝이는 알밤들만을 골라 계속 쑤셔넣는다.

 

생각해보라..누군들 산길에서 주인 없는 알밤들이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데 줍지 않을 사람 있을까...

덕분에 배낭의 무게는 아마도 3-4kg는 더 업 됐겠지만...

 

이 알밤들을 가지고 오늘 알베르게에서 만나게 되었던 다른 한국인들과 삶아먹고 생 알밤을 까서 오도독 오도독 씹어먹는 호사를 누렸었다...

 

 

 힌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나무들인 플라타나스인데 이십 여 그루의 나무들이 전부 손에 손을 잡고 놇이를 하는 것처럼 연결이 되어있다.

그냥 연결이 아니라 연리지처럼 뿌리는 다 제각기 다르게 올라왔지만 한몸으로 다 붙어져 있다는 것이다.

접 붙이기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여름 가로수로도 그늘막으로도 너무도 훌륭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까이 가서 만져봐도 살아있는 갓 핀 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신기하게 생긴 꽃

마치 말랑말랑한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라고 하는 게 더 믿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줄기가 인형의 팔다리처럼 투명하기까지 한다.

어떻게 하나의 꽃잎이 빨강 노랑으로 저렇게 선명하고 예쁜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숲의 요정들이 꽃대에 앉아 춤을 추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오늘은 이곳 로그로노로 오기 전 한국에서부터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 포도따기 아르바이트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왔었는데

미국인 J.T와 함께 어젯밤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자고 단단히 약속을 하고 왔었는데 포도밭의 포도들이 알이 채 덜 영글은 것인지

수확을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없어서 하루 아르바이트를 하면 50 유로라고 했었는데 헛소문이었는지(^^)사실인지는 차치하고

먼 이국땅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할 기회를 가진다는 것에 진뜩 기대를 했었다가 헛물만 켜고 만 셈이 되어버려서 아쉬움이 남았던 하루였다.

 

알베르게는 신축이라서인지 깨끗하고 호스피탈레로들도 친절했다.

 

로그로노를 8-9km남겨둔 곳인  비아나에서 큰 시골 장이 열렸었기에 값이 상당히 싸기도 했었고 오랜만에 비타민 섭취를 제대로 좀 할 욕심으로

포도 복숭아 사과 바나나...이것저것 주워 담았더니 그만 비닐봉지가 한자루가 되어버렸다.  

 

몇발자국 걷기도 전에 무게의 압박이 영 간단치가 않아 로고로노까지 가지 않고 오늘은 그냥 이곳 비아나에서 머물 작정으로 알베를게를 찾는데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소나기를 뿌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허겁지겁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를 찾아 배낭을 내려 레인코트를 뒤집어 썼는데

아뿔싸~비 피할 처마를 찾는다고 그만 알베를게를 한참 지나 내리막길로 들어서버린 것이 아닌가.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니 소나기는 퍼붓고 양손에는 잔뜩 산 과일 봉지를 들고서 오르막을 다시 올라가려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예정된 코스까지 내쳐 걷기로 작정하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이건 몰골이 영 말이 아니다.

레인코트를 입은 채 맨 배낭의 무게도 무게이지만 양손의 과일봉지가 주는 손가락의 압박이라니...

이 무슨 사서하는 고생이람...

 길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에게서 온갓 인심을 다 써고도 남은 과일들로 인해

아마 산티아고 길을 다 걸을동안 오늘만큼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만들어서 하게 될 경우가 또 있을까 싶다...

 

 여행지에선 꼭 찾아보는 네잎 크로바가 스페인에도 있었고 산티아고 코스 숲길마다 계속해서 열 몇장을 찾아 한국에 돌아온 지금 잘 말리고 있다. 

 

 

 나무와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사는 달펭이와 도마뱀들

산티아고에서 만난 도마뱀 가운데 색깔이 화려한 것들과 바위에 있는 이녀석들은 사람을 보고 그렇게 빠르게 도망을 가지 않았는데

숲이나 오솔길에서 만난 녀석들은 어찌나 빠르게 도망을 가는지 카메라를 미쳐 들이대기도 전에 사라지고 말았다.

 

이곳 달팽이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큰 나무들이 아닌 작은 꽃나무 가지 마른 곳에 전부들 올라가 있었는데

그게 천적을 피해서 그러는 것인지 종족 번식을 위한 어떤 형태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광경이었다.

 

 

 

 생장 피드포르를 출발해서 오늘까지 총 132,5km 라고 표시가 되어있다.

12km남짓 지나온 로스 아르코스(Los Arcos) 교회광장 지나서 나가는 길에 2시30분경 문을 여는 알베르게가 있고

이곳dml 유명한 음식인 또르띠아를 먹어보기를 권한다.

 

길 찾기를 조심해서 전진하고 첫 숙소와 두 번쨰 숙소가 있는데 선택은 각자의 성향대로 하면 좋을 것 같고 와인과 초리소가 괜찮은 곳이란다.

약7km 정도 더 가면 '산솔(Sansol)'이라는 마을이 나오고 1km정도 더 가면 '토레스 델 리오(Torres del Rio)' 라는 2인실 숙소도 있는데 참 편한 곳이다.

다시 이곳으로부터 약 11km더 가면 '비아나(Viana)'라는 조금 큰 마을이 나오는데 교회 옆 숙소는 침대가 없고 '오루호;라는 전통주가 유명한 곳이다.

 

수퍼와 뷰엌이 있고 호스텔과 사설 숙박시설은 많은 곳이다.

 

다시 9km남짓 걸으면 '로그로노' (Logrono)에 도착하는데 3시반에 오픈을 하고 6유로의 알베르게가 있다.

이 망을은 가을에 포도따기 알르바이트가 가능한데 하루 약 50율로를 준다.

 

거리 축제기간에 가게 되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 같다.

우체국이나 약국,병원들이 있는  마을이고 라우렐 이라는 골목길에 가면 타파스라는 토속술과 외인 로제가 유명하다.

예쁜 성당 '이글레시아 산 바르톨로메'(Iglesia San Bartolome)와 중세시대의 다리가 유명한 마을이다.

 

건조한 곳이라 약국에서 립스틱을 샀더니 4유로씩이나 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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