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24. Rabanal del Camino - Molinaseca 26.5 km 본문

산티아고 지도 1~33

24. Rabanal del Camino - Molinaseca 26.5 km

까미l노 2008. 9. 1. 15:06

 

 

[527.3km]

        108[7.0km] Rabanal del Camino 병원. 힘든 코스↓. 수도원 운영 숙소 2시 오픈.

                                     ‘순례자를 위한 휴식의 집’ 있음. 그레고리안 성가로 미사 진행.

       109[5.6km] Foncebadón 아름다운도시 슈퍼×. 과일 비쌈. 식사7유로

           ? 크루스 데 헤에로(Cruz de Hierro) 거대한 돌무덤에 십자가/고향의 돌 놓기

       110[4.2km] Manjarín   붉은 십자가 T 셔츠-주인 토마스.

       111[6.8km] El Acebo 엘아세보 성당 옆 알베르게 기부. 작고 어여쁜 마을. 슈퍼

                     [숙박 시설 많음/마을 끝 쪽 수도원 숙소 도네이션 ; 아침 제공]

         ? 로리나세카(Molinaseca)

       112[3.7km] Riego de Ambrós      

       113[4.7km] Molinaseca  약국. 병원

 

폰쎄바돈 언덕 위에는 끄루스 데 훼로 (Cruz de ferro : The iron cross)라는 돌무더기와 십자가가 있다.

 이 돌 무더기는 우리의 조상들이 고갯마루에 서낭당을 만들던 것 처럼, 고대 켈트족들도 산정이나

고갯마루에 산신령의 보호를 빌며 돌을 놓고갔으며 그 풍습이 로마 시대에도 계속됐다 한다.

 그러나 중세 기독교가 이와 같은 이교적 풍습을 순례자의 입맛에 맞게 변화 시키고자, 돌탑위에 십자가를 세우고,

 자기가 지은 죄를 상징 하는  돌을 먼 고향에서 부터 힘겹게 지고 와서 이 십자가 밑에 버리고 참회의 기도를 드림으로서 죄없는 깨끗한 몸으로 산띠아고 성인을 참배 하러 가자는 식으로 상징성을 바꾸었으므로,

 지금도 많은 순례자들이 돌을 놓고 참회의 기도를 드린다.

 특히 서구인들의 여행기 중에는 이곳을 피크닉 장소에 불과하다고 혹평한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 철십자가 앞에서의 속죄의식을 비중있게 다룬것이 많았다.

 어떤분은 시간이 없어 뽄훼라다 부터 순례를 시작할수 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십자가의 상징성 때문에 이곳을 거쳐가려고 아스또르가에서 부터순례를 시작하여 이 높은 언덕을 오른 분도 계셨다.

 그런데 내가 읽은 10여편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순례기에는 카톨릭 신자들 조차도 이곳에서의 속죄 기도 이야기를 한분도 언급하신 분이 없어서 이상했다.

 오히려 지금은 그 의미가 일부 변질되어 어떤 사람들은 바람을 적은 글을 놓고 가기 조차 한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이곳까지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었으므로 아무것도 지니고 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곳이 가까워 질수록  "나는 무엇을 버리고 갈 것인가?"를 골돌히 생각 하다가 나 스스로를 되돌아 보고 콧등이 찐해졌다.

 

"그래, 모든 미움을 버리자, 미움의 근원인 욕심을 영원히 두고가자."

이곳에 서서 코발트색 하늘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시야가 흐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