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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지리산 옛길 (순환도보 길)

까미l노 2008. 5. 29. 00:27

 

 

 

 

 

 

 

 

 

 

 

 

 

 

 

 

 

 

 

매동마을 - 리기다소나무 조림지 - 귀농학교 뒤(중기,원백일마을) 

-사방댐-중황,상황마을-등구재-다랑논길-창원마을-창원~금계숲길-금계마을-의탄교

 

지리산길을 이어주는 매화꽃을 닮은 매동(梅洞)마을과 오르막의 소나무 숲을 오르다 뒤돌아보면,

시원한 지리산 주능선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리기다소나무 숲길로 접어든 지리산길. 숲을 빨리 푸르게 하기 위해

몇 십 년 전 조림사업으로 심은 리기다소나무는 경제 가치가 떨어져

쓸모없는 나무라고 홀대 받기도 하지만 여느 식물과 다름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숲에서 만나는 오래된 돌담은 옛 사람들이 논을 만들기 위해 쌓았던 축대이다.

사람이 떠나고 묵어버린 논은 이제 야생동물들의 삶터가 되었다.

돌담 사이로 자라난 진달래. 진달래꽃 즈려밟고 숲을 나오면

반야봉과 천왕봉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사방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시설이 어떤 형태로 자연과 조화를 이룰 것인가 고민해 볼 수 있다.

 

중황마을과 상황마을로 들어서면 치마처럼 펼쳐진 다랑논이 풍요롭다.

큰 돌을 쌓아 만든 다랑논의 석축,

그 아름다움에서는 자연 지형을 거스르지 않는 지혜와 고단했던 산촌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다랑논을 지나 오르막을 오르면 고갯마루가 나타난다.

거북이등을 닮았다는 옛 전설에서부터 등구사라는 절에서 따왔다는 유래까지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다양한 등구(登龜)재.

 

등구재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던 고갯길로 경상도의 마천 사람들이

인월에 장을 보러 가던 길, 소장수가 소를 몰고 넘던 길,

고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시집·장가가는 길이었다.

 

지금은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고갯길 문화가 되살아나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한 고개 두 고개 잇는 날이 기다려진다.

 

등구재를 지나 창원마을에 도착하면

오래된 당산나무 쉼터가 걷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쉼터에서 다랑논과 어우러진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고 쉬어가는 여유로움도 누리자.

 

창원마을에서 금계마을로 가는 숲길은 아스팔트 도로가 생기기 전에 사용하던 옛길이다.

숲길 입구의 너덜지대는 강물이 흘러가는 듯 까만 돌들이 강을 이뤄 돌강을 형성하고 있다.

소나무향 가득한 숲을 지나 나타난 금계마을.

마을 입구에는 옛날 아이들이 뛰어놀던 의탄분교가 폐교가 된 채 외로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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