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해약했더니...원금 '반토막'

 

변액보험 해약했더니...원금 '반토막'

저축성보험 불구하고 2년내 해약땐 원금 50%도 안돼
금감원, 전면 실태조사 9월중 개선안 마련..업계 반발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노후준비자금 마련을 위해 3년전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했던 K씨는 

 

 최근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불가피하게 보험을 해약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보험사가 제시한 금액을 보고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매달 20만씩 3년간 꼬박 불입했으니 최소한 원금(720만원)정도는 건질 수 있으려니 생각했지만

 

보험사가 제시한 해약환급금은 595만원. 원금의 8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K씨는 "보험 가입 당시 설계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예시로 보여줘 해약환급금이 이 정도 수준인줄은 몰랐다"며

 

"보장성도 아니고 저축성보험이 이렇게 환급금이 적은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변액보험 가입자의 절반 가량이 보험 해약환급금으로 원금조차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가입후 1~2년새 해약할 경우엔 해약환급금이 원금의 절반도 되지 않은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변액보험의 해약환급금 제도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이데일리가 26일 각 보험사의 변액보험 해약환급금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상품이 가입 초기 해약을 할 경우 원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해약환급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메이저 보험사의 변액연금보험 해약환금금 예시를 살펴보면 월보험료 20만원으로

 

15년납 계약을 한 40세 남자가 1년 후 해약할 경우 환급금은 10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납부한 보험료(240만원)의 45%로 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남자가 3년 후 해약할 경우엔 원금 720만원의 82%인 595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이 남자의 경우 가입후 10년은 지나서 해약을 해야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의 원금을 건질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보험사의 변액연금보험도 환급구조는 거의 엇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변액연금보험 자체는 저축성보험이지만 가입 후 10년은 지나야 그나마 원금을 건질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출시된 변액연금보험상품들은 모두 원금이 보장되는 등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만기때까지 환급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문제는 변액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보험의 해약률이 특히 높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성보험 가입자의 1년 이내 해약률은 16.4%, 2년은 32%, 3년은 44.7%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가입자의 45%가 3년 내에 보험을 해약하는 셈이다.

 

이들은 가입당시 기대했던 투자수익은 커녕 원금의 80% 정도만 겨우 돌려받게 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9월중 변액보험의 해약환급금 개선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지난달 19일 보험사 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주가 급락으로 변액보험 해약이 늘고 있지만 초기 해약환급금이 너무 적어 불만이 높다"며 개선안 마련을 공언했다.
　
보험업계는 "장기적으로 계약을 유지해야 할 보험상품에 중도해약을 전제로 해약환급금을 높이라는 건

 

말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금감원의 입장은 강경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이 장기상품인 건 맞지만 보장성보험이 아니라

 

저축성보험의 해약환급금을 이처럼 낮게 책정한 건 분명 문제가 있다"며

 

"감독당국에서 주도적으로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모집조직에게 선지급 수당을 주기 위해

 

계약초기 사업비를 집중적으로 떼어가고 있다"며

 

"선지급 수당에 따른 철새 설계사의 낮은 보험 유지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사업비를 장기간 분할해 공제하하게 되면 해약환급금을 늘리고 선지급 수당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