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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비행기보다 높은 길을 걷는 사람들

까미l노 2010. 2. 8. 14:41

정선 비행기재를 걸어서 넘던 날

 

 

비행기재(618m)

 

정선군 정선읍 광하리와 평창군 미탄면 백운리를 잇는

비행기재 하면 42번 국도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구불구불하기로 유명하고 가장 험한 곳으로 알려져있는 길이다.

 

 

평창.제천.서울 방면으로 나들이 가는 정선사람들을 위해 처음으로 차가 다니는 길이 열렸던 고개이다.

길이 얼마나 험했던지 오죽하면 타향에서 온 운전사는 죄다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정선 쪽 비행기재 마을이 망하(望河) 석회암지대라 물이 부족해

광석나루 건너 도깨비굴에서 물을 떠다 먹었다는 동네

망하 뒤산상산(443m)줄기의 나지막한 고개가 빈지막재이다.

 

오른쪽의 내리막은 망하리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비행기재로 들게 된다.

 

 

망하 마을에서 빈지막재로 올라서서 돌아보면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소가 엎드린 모양의 상산과여지없이 여물통 자리쯤 될 곳에 들어앉았다는 마을 앉음새 등

과거에나 지금이나 망하가 인근에서 가장 큰 마을인 것은 풍수덕분인가,

 

 

억새가 많은 큰새덕산(756,9m).작은새덕산(722m)8부 능선께를 타고난 이 옛길은일제시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길이 좁고 험해 재무시(GMC)란 산판 트럭만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강릉에 본사가 있는 30인승 강원여객 버스가 다니기 시작한 것은 54년부터,

 

그떄까지 고개 아래 사람들은 트럭이라도 얻어타지 못하면 신작로를 두고도 미탄까지 20리 길을 걸어다녔다.

 

그후 이 신작로는 71년 8월 마침내 42번 국도로 정식 승격되었지만 여전히 비포장으로 남아있고

현재는 아스팔트 길이 산 아래로 굽이굽이 뚫려있는데 또 다시 새로운 포장도로가 4차선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고개까지는 정선쪽이 미탄보다 두배 더 멀다.

망하에서 어질머리나듯 산허리를 돌고돌아 고갯마루에 이르면 숨 돌릴 틈은 잠깐,

다시 백운리 백골마을까지 내려가면 12km이다.

 

버스는 하루 한 번 다녔다.

버도 사람도 몸을 가누기 힘든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이었지만 정선사람들에게는

버스를 타고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신작로였으니 신나는 나들이길이었다고 한다.

 

 

사실 비행기재는 에명이고 본래 이름은 마전치(麻田峙)다.

마 농사가 되었다는 재 마앨삼을 마전에서 따왔다.

정선의 관문하면 군수 행차 길목이었던 성마령(星麻嶺)이었다.

 

그러던 것이 마전치로 버스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마전치가 정선 제일 관문으로 비상하게 된다.

 

비행기재라는 이름 역시 이때 ㅅ생겼다고 한다.

 

아흔 아홉굽이 아찔한 벼랑을 곡예하는 버스 속에서 1시간 여를 견디노라면 오죽 오금이 저렸을까.

그러나 88년 12월 비행기재 아래로 터널이 완공되고 마전-벽골 골짜기에도 아스팔트 포장길이 개통되면서

50여 년 넘은 이 길은 더 이상 쓸모 없게 된다.

 

 

길은 뱀장어처럼 부드러운 직선이다가 또 화난 듯 지그재그로 나있다.

비행기재를 넘던 가장 큰 차는 2,5톤의 재무시였다.급회전이 많아

차는 속력을 내지 못했는데 그 재무시가 종종 벼랑 아래로 날았다.

 

80년대 정선 경찰서 교통계에 근무하던 사람의 말에 따르면 사람 실은 버스는 두세 번 떨어졌다고 한다.

비행기재에서응 추락사고 원인은 미끄러지거나 브레이크 파열이었다고 한다.

 

 

출발점은 광하리 광석교 또는 42번 국도상의 비행기재 터널 입구에서 공사중인 옛길로 들어서게 된다.

비행기재 마루는 무선 통신국 탑이 서있는 기지국 삼거리다.

 

올라가던 길에서 직진하면 미탄 방면으로 가는 내리막 길이고 왼쪽(남동)의 오르막 길은 동무지로 가는 길이다.

 

대략 12km 정도이고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이다.

 

 

정선에서 하루 다섯번 다니는 망하행 버스를 타고 광석교 앞에서 내리면 된다.(30분)

걷기가 끝나는 종점인 백골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시내버스는 없지만 미탄과 정선을 지나는 버스는 손을 들면 태워준다.

 

 

내용참조: 산악문화 이정숙

 

 

 

 


우여와 곡절이 난무하고 시절 또한 하 수상 했었던 그떄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었다.

 

 

겐지스강에 다 떠내려 보내고 오리라 했었는데

그 물을 인도인들은 마시기도 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목욕도 하는데

화난 내 마음 작은 일에도 분노하는 이 어리석음으로 물을 오염시킬까봐 촛불 한 개만 그냥 띄우고 왔다...

 

 

인도로 떠나기 전 미리 계획됐었던 강원도 정선에 있는 비행기재 여행을

좋은 사람들의 바램대로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었다.

 

 

사는 것은 어찌 보면 장난 아니더냐,

치열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겐 다소 어리석고 못난 소리 같지만 더 이상 아둥바둥 하지는 않으리라

 

요 따위로 작심을 했더니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고 개운해져서 아파지는 곳도 없어졌고

 

욕심을 내든 내지 않든 가져도 안 가져도 수중엔 똑 같이 비었거나 딱 그만큼만 남았더라...

 

 

 

 

2010년 2월7일 일요일 아침 8시

서울을 출발해서 3시간 가까이 구불구불 고난장정의 강원도 길을 달려 미탄쪽 비행기재 터널 입구 도착

 

 

어제까지만 해도 귓떼기 시려운 한겨울 날씨가 어떤건지 보여주던 하늘은

내가 언제 그런 몹쓸 짓을 했느냐고 시침 뚝 뗀 채

청명 창창 포근에다 덥기까지 하는 환장할 날씨였으니...

 

 

게다가 동안 고생 꽤나 시켰을 발바닥에게 오늘은 호사스럽게

뽀드득 소리까지 선물로 더했으니 어찌 아니 행복할소냐...

 

햇살 숨은 응달쪽엔 여전히 푹신한 잔설이 남았고

간혹 얼어붙은 곳만 아니면 그런대로 눈길도보 맛까지 더해서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까지 잡았드랬다.

 

 

 

 

뱀장어처럼 구불구불 아흔아홉 굽이길을 돌아가는 사람들의 뒷모습

이런 길이었으니 한 겨울 내렸던 눈이 얼어붙었을 때 미끄러지거나

또는 장맛비가 쏟아지는 한여름철에 토사가 무너져 버스가 자칫 실수로

왼쪽 벼랑 아래로 종종 글러 떨어지는 사고가 생겼음직 하다.

 

 

 

 

걷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처음 만나서 서먹한 느낌이 길 위에서는 금방 길동무도 되고

형,아우,누나,오빠들이 되어 오붓하게 걷는 동무들리 되기도 한다.

 

이제는 부부끼리도 많이 걷고 자녀와 함께 걷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한 주일을 애타게(?)기다려 주말이면 이렇게 도시를 빠져나와 옛길 숲이 있는 길들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자꾸만 편리를 위해 하나 둘 포장이 되어 사라져가는 우리땅의 옛 흙길들이 안타깝기만 한데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위해서라면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일

 

왼종일 차 한 대 경운기 한 대 지나가지 않을 길인데도 애써 포장을 해버린 곳들이 많다.

그 마을에서 배출된 정치가들 때문이라니...

 

 

 

그저 좋아라한는 모습들

아무것도 더 바랄 게 없고 아무것도 필요한 것이 없는 바로 길 위

그냥 걸을 수만 있다면 환하게 웃는 행복한 얼굴들이다.

 

 

 

 

2월 초의 따뜻한 봄날 같이 맑은 날 비행기재 길에는 잔설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고

이처럼 햇살 바른 곳은 눈이 다 녹아 옛길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여지기도 한다.

 

지난 가을에 왔을 때는 길 양 옆으로 숲이 우거져 길 아래 42번 국도가 보이지를 않았고

나무의 잔가지들을 피해서 걸어야할 정도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했었다.

 

 

 

 

 

 

신기를 넘어서 이해불가한 그림 아닐까?

여자들은 걸으면서도 어떻게 저리 세 사람이 꼭 붙은 채 걸을 수가 있는지 원...

 

동강 화전밭의 옥수수 대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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