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너와 나는 / 조병화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너와 나는 / 조병화

까미l노 2009. 5. 9. 03:30


  너와 나는 / 조병화


  이별하기에
  슬픈 시절은 이미 늦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배열되는 시간 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 날이 있을 것만 같이
  그 날의 기도를 위하여
  내 모든 사랑의 예절을 정리하여야 한다.

  떼어버린 캘린더 속에
  모닝 커피처럼
  사랑은 가벼운 생리가 된다.

  너와 나의 대화엔
  사랑의 문답이 없다.
  또 하나 행복한 날의 기억을 위하여서만
  눈물의 인사를 빌리기로 하자.

  하루와 같이 지나가는 사랑들이었다.
  그와도 같이 보내야 할 인생들이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배열되는시간 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 날이 있을 것만 같이
  이별하기에 슬픈 시절이 돌아간
  샹들리에 그늘에 서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작별을 해야 한다.

  너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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