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그대를 위하여 / 안도현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그대를 위하여 / 안도현

까미l노 2009. 4. 22. 00:47
 
그대를 위하여 / 안도현 
그대를 만난 엊그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내 쓸쓸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개울물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던 까닭은 
세상에 지은 죄가 많은 탓입니다. 
그렇지만 마음 속 죄는 
잊어버릴수록 깊이 스며들고 
떠올릴수록 멀어져 간다는 것을 
그대를 만나고 나서야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그대를 위하여 
내가 가진 것 중 
숨길 것은 영원히 숨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하여 
아픈 가슴을 겪지 못한 사람은 
아픈 세상을 어루만질 수 없음을 배웠기에 
내 가진 부끄러움도 슬픔도 
그대를 위한 일이라면 
모두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가 나를 생각하는 그리움의 한 두 배쯤 
마음 속에 바람이 불고 
가슴이 아팠지만 
그대를 위하여 
내가 주어야할 것들을 생각하며 
나는 내내 행복하였습니다. 
음악,  Crying in the Shadows / Vitalij kup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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