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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길 물어보기 / 문정희 본문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비어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은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수없는 일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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