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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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국토 대장정 #13일차 문경편

까미l노 2007. 12. 21. 19:27
 

 

달려오는 차량이 없을 � 잽싸게 중앙선으로 건너가서 찰칵~

 

 

과연 이 사진의 사막의 꿈은 웃고 있을까 아니면 의례 하던 큰 바위얼굴을 하고 있을까... 

 

 

달리는 차에서 도로변에 개폼 잡고 사진 찍는 나를보고 뭐라고들 하면서 지나갈까...

 

 

그냥 이대로 한숨 푹 자버렸으면 시푸다...

 

 

 배는 고프지요 어깨는 아프지요 쉴 곳도 음꼬 끼니 �울만한 마땅한 장소도 나타나지 않고 쭉쭉 뻗은 이놈의 도로는 언제쯤 끝날런지...

 

 

 

거의 매 사진 찍을 � 마다 거의 100 %가까운 기록을 보여주는 사막의 꿈 차렷자세.....

 

 

한치 앞은 아니지만 두치 앞 분간이 안될 안개 낀 도로를 카미노가 터벅터벅 걷고있다.

지난 보성 길에서 잃어버린 모자를 다시 사서 배낭 뒤에 걸고 빨래 말리기용 옷걸이 두개까지 달고서...쯧쯧~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서리를 맞아 하얗게 변한 가운데에도 새빨간 열매를 그대로 달고 있어서 참 예뿌다.

사진이 아니라 그림 같네...

 

 

 

 

 

"왜 걷느냐고 묻거든 왜 사느냐고 묻지 뭐"

 

날씨 : 짙은 안개로 마주오는 자동차 라이트 50 미터 앞까지 확인 불가 손 시려움

오늘 걸은 거리 24km (누적거리 약 374km)

걸음 수 38.000 보 (누적걸음 약 538,000 보) 

 

배가 고프거나 우울하지도 않은 듯 한데 왜서 오늘은 걸으면서 스스로에게 화가 그리도 나던지...

걸으면서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누가 나에게 왜 걷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말이 딱히 생각이 나질 않아서였던걸까...

 

일전에 지인이 그렇게 묻기에 딱 한마디로 "그냥 걷는다" 라고 단도직입적인 대답을 한 적이 있었다.

명쾌까지야 아니라도 산뜻한 이유라 그러면 뭐가 있을까...

근데 난 왜 걷고있는 것일까 라고 스스로에게 물으려니 마땅한 이유도 생각나지 않고(나에게 그냥이라고 할 수도 없고)

괜스레 화만 났었던 것을...

 

타인에게야 그러는 너는 왜 사느냐 반문하면서...먹고 살기 위해...결국은 죽기 위해...

살고있는 것 아니냐고 퉁명스럽게 답을 던질 수야 있겠다.

 

마음이 홀가분하고 평화롭고 자유로워서 걷는 이유 외에는 가타부타 부연설명을 하려니 화가 나는 것이리라...

무얼 버리느니 마음을 비우느니 그딴 건 모르겠고 ...

 

배낭 상단에 깃발을 꽂고(이건 멋도 아니고 개폼도 아닌 마주오는 차량에게 주의운전 하라고 알리기엔 최고)

이땅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뭐 대단한 행위도 아닐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이거나 제각기의 취향이 다르기에 관심 밖의 일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하기 힘든 일도 아닐 것이고  

그만 스스로를 괴롭혀도 되지 않을까...그냥 걷지...누가 뭐라 그러거나 말거나...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따뜻한 이부자리의 아침잠을 떨치기 어려운 것을 간신히 달래며 어김없이 6시30분에 기상을 하고

오늘은 어제 미리 봐뒀던 김밥천국에서 간단한 아침 요기를 하고 김밥 두줄을 챙겨서 8시에 출발을 한다.

 

상주-문경간 구도로는 보행자를 위한 갓길조차도 아예 흔적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라

할 수 없이 왕복 4차선으로 쉬원하게 뚫린 신3번 국도로 올라섰더니 달리는 차량들의 속도가 고속도로보다 더 심하다.

행여 하는 마음에 헤드랜턴을 머리에 쓴 채 불빛을 마주 비추면서 걸었다.

마치 산업도로처럼 직선으로 쭉쭉 뻗어서 가도가도 쉴 장소나 주유소 한 곳 찾아보기 어렵다.

 

사진이래봐야 도로가에서 그냥 뻘쭘히 서서 표지판과 함께 찍은 게 고작이고...

두시가 넘도록 점심으로 먹을 김밥 두줄은 배낭 속에서  갇힌 채 라면 끓여먹을 장소도 찾지 못하다가 결국 문경시내까지 내쳐 걷고 말았다.

마땅히 쉴 곳이 없어서 마지막 코스때는 한시간 이십여 분을 계속 걸었더니 사막의 꿈도 나도 어깻죽지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나는 왼쪽 어깨와 왼쪽 발가락이(헬스 때 신던 운동화를 가져왔더니 장기도보에는 아주 쪼금 2 % 정도 작게 느껴진다)아프고

사막은 오른쪽이 탈이 나는가 보다...

 

그런데 아직도 왼쪽 어깨가 아픈 이유를 찾아내지를 못했다.

그냥 근육이 뭉쳐서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그도 그럴 것이 맨 몸으로 걸으면 아프지가 않으니...

 

배낭 무게를 줄이고 줄였는데 아직도 한 13-4kg 정도 되는 모양이다.

무게를 줄인다면 뭘 더 버리지...

속옷을 버릴 수도 없고 가스를 버리자니 돈이 아깝고...에혀...

 

산행 때 보다 도로를 걸을 때 어깨를 누르는 중압감과 아래로 끄집어 내릴려는 당김이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마도 산행시에는 등에 배낭을 얹어 허리를 굽혀서 오르막 내리막을 그나마 번갈아 걷게되니 다소 괜찮은건지...

살이 적어(^^)엉치와 옆구리 뼈에 배낭의 두툼한 허리 밸트부분도 소용이 없는지 쓰라려 온다... 

 

오는 길 도중에 '인도행' '옛길 흙길을 찾아서'  답사팀인 한덩치 글로리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연휴가 겹친데다가 하루를 더 쉬게 되어 근질거려 못 버티겠다고 어디를 걸으면 좋으냐기에 그냥...(인도행의 그냥님은 참 예뿐데...^^)

우리와 합류해서 걷자고 했더니 22일 밤에 예천으로 오기로 하셨다...술은 음찌롱~

 

예천을 거쳐서 영주 부석사로 갈 예정인데 열 일 제치고서라도 부석사 무량수전 들려야지...

부석사 들렸다가 곧장 예미로 가서 걸어도 걸어도 좋은 동강으로 들어설 것이다.

아마 함박눈 송송송 내릴 동강 길이 되지 않을까 시푸다...

 

동강을 지나 진부에서 상원사 전나무 숲길에 내 발자국 사진도 찍고 가을에 지나간 상원사를 거쳐 다시 명개리로 넘고시푸다...

눈 덮힌 길에 북대암을 넘는 맛에 벌써 흥분이 된다.

예천-영주-부석사-예미(신동)-정선-진부(월정사)-명개리-구룡령-양양(남대천)- 속초-간성 이렇게 진행할 계획이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미운아빠는 곧바로 옅은 코를 골면서 깊은 잠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시간 여 자고 일어나더니 형이 그렇게 좋아하는 꿈도 꾸지 않은 그런 잠 자알 잤었다며 부럽지 한다...문디~

 

慕山請雨 문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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