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l노 2009. 11. 17. 12:29

낙엽





목숨을 다하는 사랑이

삶의 전부였던 한 잎은

허공을 건너야하는 시간 앞에서

왜 하필 나여야만 하느냐고

묻는 일 따윈 하지 않는다.



꼭 죽어야만 한다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은 채

곱게 죽어

네가 선 땅의

흙이 되고 싶을 뿐이다.

보여주는 사랑보다

제 몸 온전히 다 썩혀낸

사랑이고 싶을 뿐이다.



잎 진 자리 그 한 잎 위로

그리움 깊이만큼 세월이 다져져도

눈에 익은 계절로

다시 가 닿고 싶을 뿐이다.






 To treno fevgl stis okto/  Haris Alexi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