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l노 2009. 10. 1. 15:13

모과/ 이상열
                                              
잎 떨어진 가지 끝에
시월 상달 달덩이 같은 모과 하나,
가을 햇살을 당겼다 놓았다

푸른 하늘에 샛노란 빛을 풀어놓고 있더니
무서리 내리고
추성(秋聲)마저 머츰한 어느날 밤
하릴없이 낙과되어
질박한 백자 수반에 담아
머리맡에 놓고 보니
가을은 떠나도 추흥(秋興)은 남아
방문을 여닫을 때마다 은근히 가슴을 싸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