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퓌스의 벤치

사랑해서 외로웠다 / 이정하

까미l노 2009. 5. 9. 03:29
   사랑해서 외로웠다 /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 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음악, Moonlight Melody / Elias Rahbani